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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가 너희와 함께!”

서초동성당 | 2018.04.22 15:54 | 조회 131

부활 제4주일(성소주일)            사도4,8-12;1요한3,1-2;요한10,11-18

 

                                     평화가 너희와 함께!”

 

   이란의 아야툴라 호메이니 치하에서 그리스도인들의 삶은 무척 힘들었

습니다. 그리스도교 관련 기관들은 재산을 몰수당하고 강제로 문을 닫았으

며 지도자들은 시달림당하거나 감옥에 갇혔습니다. 그리스도인이라는 사실

만으로도 폭력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1980년 어느 늦은 밤, 테헤란의 성공회 하산 테카니-타프티 주교의 집

에 난입자들이 들이닥친 사건이 터졌습니다. 그들은 주교의 부인 마가렛의

침실로 쳐들어가 총을 다섯 발이나 쐈습니다. 한 발은 부인의 손에 맞았고

나머지 네 발은 다행히도 빗나가 베개에 맞았습니다. 결국 하산 주교 부부

는 부인이 치료를 마치자마자 이란을 떠나 영국으로 피신했습니다.

   그러나 아들 바흐람은 고향에 남았습니다. 바흐람이 테헤란 대학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어느 날 밤이었습니다. 그는 정부 요원

의 습격을 받았고, 결국 총격을 당해 사망하고 말았습니다.

   하산 주교 부부는 망명 상태였기 때문에 아들의 장례식에도 참석할 수

없었습니다. 하산 주교는 멀리서나마 아들의 장례미사를 위해서 아름다운

기도문을 썼는데, 다음과 같이 끝을 맺습니다.

   오 하느님, 저희 아들이 흘린 피는 저희 영혼 안에서 영의 열매를 풍

부히 맺었습니다. 그러므로 살인자들이 심판 날에 당신 앞에 서게 되면,

들이 우리의 삶을 풍부하게 해 준 그 영의 열매를 기억하시고 용서해 주십

시오.”

   어떻습니까? 아무리 주교라 하지만, 아들 장례식에서 아들을 살해한 사

람들을 용서하다니 정말 놀라운 일이 아닙니까? 더욱이 살인범들이 구원되

기를 희망하다니 얼마나 위대한 일입니까? 이렇듯 진정한 용서란 상대방의

궁극적인 구원을 바라는 데서 드러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AP 통신 기자였던 테리 앤더슨는 1985년부터 7년 동안 레바논의 테러

리스트들에게 인질로 잡혀 있었습니다. “그 테러리스트들은 나와 내 가족에

게 이루 말할 수 없는, 큰 고통을 줬다고 고백했을 만큼, 그에게 있어서

용서는 정말이지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성경의 가르침, 그리고 함께 포로로 있던 사제의 격려 덕분에

앤더슨은 서서히 용서할 수 있는 힘을 얻게 되었습니다. 그는 이렇게 말했

습니다. “나는 그리스도인이고 가톨릭 신자입니다. 그래서 나는 용서해야만

합니다. 그 용서가 아무리 어렵다 해도 말입니다.”

   이렇게 용서가 이 세상에서 가장 하기 싫고, 힘겨운 일로 여겨질 때는

용서가 바로 그리스도인의 의무라는 믿음을 가져야 하지 않겠습니까?

라서 용서를 해야 할 상황이 오면, 그저 끝까지 계속 용서하는 수 밖에 없

습니다.

   왜 그토록 용서해야 하느냐고요? 왜냐하면 용서는 하느님께 영광을 드

리는 나의 사랑의 행위이고 다른 사람에게 주는 나의 축복일 뿐 아니라 나

의 건강과 행복과 거룩함을 위한 것이 용서이기 때문입니다(‘용서가 어려울

’, R. 스콧 허드, 바오로딸 참조).

   오늘 복음에서 말씀하신 바대로, 예수님께서는 착한 목자로서 죄인들을

구원하시기 위해서 이 세상에 오시질 않으셨습니까? 죄인들을 찾아가 치유

해 주셨고, 그들의 죄를 용서해주시고자 당신의 목숨을 속죄의 제물로 내

놓으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왜 저 십자가에 매달려 계십니까? 예수님께서는 지금도 당

신에게 부당하게 사형선고를 내리고, 당신을 조롱하고 모독하며 십자가에

매달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서 이렇게 간청하고 계십니다.

   아버지, 저들을 용서해 주십시오. 저들은 자기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모릅니다”(루카23,34).

   예수님께서 십자가 위에서 돌아가시자 제자들은 도망치거나, 다락방에

숨어 있었습니다. 이 얼마나 배은망덕한 제자들입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수님은 부활하신 후 제자들에게 찾아오셔서 그들의 죄를 용서해주시고,

제자들에게 평화를 주시질 않으셨습니까? 평화가 너희와 함께!”

   성령을 받아라. 너희가 누구의 죄든지 용서해 주면 그가 용서를 받을

것이고, 그대로 두면 그대로 남아 있을 것이다.”

   또 지난 주일 복음을 보면,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이르셨습니다. “예루

살렘에서부터 시작하여, 죄의 용서를 위한 회개가 그의 이름으로 모든 민

족들에게 선포되어야 한다. 너희는 이 일의 증인이다.”

   이렇게 예수님은 모든 민족들에게 죄의 용서를 위한 회개를 선포하라고

우리를 부르셨습니다. 그 부르심에 우리가 응답하고자 가족과 이웃의 잘못

을 용서해주고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무엇보다도 남북 간에 쌓인 증오와 불신이 얼마나 큽니까? 따라서 우리

가 먼저 증오와 불신을 없애고 용서해주고자 화해하고, 남북간에 일치함으

로써 한반도의 평화 정착에서부터 시작하여 아시아의 번영과 세계의 평화

를 구현하는 데, 우리가 앞장서야 하지 않겠습니까?

   오는 4 27, 남북 정상 회담이 판문점에서 열립니다. 이는 하느님께

서 우리 민족에게 주시는 얼마나 소중한 은총입니까?

   그러므로 지난 주간에 한국천주교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에서 남북

정상 회담의 성공을 기원하며발표한 담화문을 잠시 묵상하고자 합니다.

   6개월 전만 하더라도 도무지 상상할 수도 없던 일들이 기적처럼 이루

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 극적인 전환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우리 신앙인들의 간절한 기도에 대한 하느님 응답이라 생각합니

. 이 기도가 불가능을 가능하게 하시는 하느님을 통해 놀라운 기적을 만

들어 가고 있는 것입니다.

   형제 자매 여러분! 평화를 위한 긴 여정에 함께해 주십시오. 평화는 근

본적으로 하느님의 선물입니다. 그러나 거저 주어지는 선물은 아닙니다.

화를 이루려는 우리의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무엇보다 먼저 앞으로 열리는 정상 회담이 주님의 이끄심 속에 성공적

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이 땅에 항구적인 평화가 정착

될 수 있도록 매일 밤 9시 ‘평화를 위한 주모경 봉헌 운동’에 함께해 주십

시오.”

   또한 우리 본당에서는 지난 목요일부터 9일동안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해 미사를 봉헌하기에 앞서서 묵주의 기도를 바치고 있는 바대로, 평화

의 모후이신 성모님께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서 정성껏 기도를 드려야 하

지 않겠습니까?

   오늘 성소 주일을 맞이하여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담화문을 통해 말

씀하신 바대로, “하느님께서 우리를 어떻게 참된 평화로 부르시는지, ‘모든

세대의 모든 이를 위한 하느님의 계획이 무엇인지를 우리 삶의 중심에

놓고 더욱 깊이 묵상해야 할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교황님의 말씀대로, 오늘, 하느님께서 남북으로 갈라선 우

리 민족을 구원하시고자 우리를 당신의 위대한 구원 계획에 참여하게 하시

려고 부르십니다.

   따라서 하느님의 이 부르심을 따라 우리 각자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

해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식별하고, 그 사명을 교회와 세상 안에서 우리

가 잘 실천해나가야 하겠습니다.

   잠시 묵상하겠습니다.

   그리스도는 우리의 평화이십니다. 그분께서는 당신의 몸으로 유다인과

이민족을 하나로 만드시고 이 둘을 가르는 장벽인 적개심을 허무셨습니다.

   그렇게 하여 당신 안에서 두 인간을 하나의 새 인간으로 창조하시어 평

화를 이룩하시고, 십자가를 통하여 양쪽을 한 몸 안에서 하느님과 화해시

키시어, 그 적개심을 당신 안에서 없애셨습니다. 이렇게 그리스도께서는 세

상에 오시어, 평화를 선포하셨습니다”(에페2,14.15-17).

   그러므로 형제 여러분, 기뻐하십시오, 자신을 바로잡으십시오, 서로 격

려하십시오. 서로 뜻을 같이하고 평화롭게 사십시오. 그러면 사랑과 평화의

하느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계실 것입니다”(1코린13,11) (2018. 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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