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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시각, 편견

서초동성당 | 2018.07.08 15:42 | 조회 34

연중 제14주일                      에제 2,2-5; 2코린 12,7-10; 마르 6,1-6

 

                                           잘못된 시각, 편견

 

   지난 주간 저녁에 KBS 스페셜에서 두 차례 방영된 플라스틱 지구

시청하였는데, 참으로 충격적이었습니다. 매년 엄청난 양의 플라스틱 쓰레

기가 바다로 버려지고 있는데, 2050년이 되면 물고기보다 플라스틱이 더

많아진다는 것입니다.

   새들이 작은 플라스틱 조각을 먹고 죽어가고 있고, 물고기도 마찬가지

입니다. 바다 속에 미세 플라스틱이 플랑크톤보다 180배가 많다고 하는데,

이 미세 플라스틱을 먹는 미생물들은 우리가 즐겨 먹는 물고기의 먹이가

아닙니까?

    또 우리가 마시는 수돗물의 86%에서, 더욱이 우리가 사서 마시는 생

수에서 조차 거의 다 미세 플라스틱이 검출되었다는데, 결국은 우리가 버

린 플라스틱을 우리가 먹고 마시고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이 얼마나 충

격적인 현실입니까?  

   그래서 유럽연합은 2021년부터 1회용 플라스틱제품 사용 금지를 추진

중이고, 케냐에서는 이미 비닐봉지를 사용하면 4,000만 원 이상의 벌금이

나 최대 4년 징역형을 선고 받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어떻습니까? 2016, 1인당 플라스틱 사용량은 무려

98.2kg, 세계 1위입니다. 분리수거를 잘 해도 정작 재활용되는 것은 50%

남짓한 데, 그 외의 것은 어디에 버려지고 있습니까? 이런 현실에서 우리

가 무엇을 할 수 있고,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우리 본당에서는 단체 회합 때, 일회용 컵 대신 일반 컵이나, 텀블러를

사용하고자 하고 있습니다. 본당 행사를 할 때, 일회용 스티로폼 그릇이나

접시 대신에 일반 접시나 그릇을 사용하고 있고, 우리 본당 까페, ‘꿈빠니스

에서는 테이크-아웃 경우 이외에는 일반 잔과 컵을 사용하고 있질 않습니

?

   물론 사용한 잔과 그릇을 씻어야 하는 불편함은 있지만, 자연을 보호하

는데, 이 얼마나 좋은 일입니까?

   몇 주전부터 비 오는 날, 우리 본당 입구에 우산 빗물 제거기를 설치해

놓았습니다. 그 이유냐 말씀드린 필요가 없겠습니다. 일회용 우산 비닐 커

버들이 잠시 사용된 후, 얼마나 많은 쓰레기로 버려지고 있습니까?

   그래서 우산 빗물 제거기를 설치했는데, 빗물 제거기에 우산을 넣고 안쪽

패드에 물기를 털어내야 하는 불편함은 없지 않겠지만, 그런 작은 불편함을 감수한

다면 쓰레기를 덜 발생시키지 않겠습니까?

   따라서 비닐 봉지를 사용할 것인가? 아니면 불편은 하지만 비닐 봉지

사용을 자제할 것인가? 선택은 자유입니다. 그러나 자연을 살리고 보존하

는데, 올바른 선택을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렇게 보다 더 가치 있는 선

택을 하는 것은 우리 신앙인들이 먼저 행해야 할 의무이고 책임입니다.

   지난 달에 예멘 내전으로 인한 난민 500여명이 제주도에 들어와 있습

니다. 그래서 지금 찬반 논란이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잘 선별해

서 받아드려야 하겠습니까? 아니면 추방해야 하겠습니까?

   하느님께서 레위기에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희와 함께 머무르는 이방

인을 너희 본토인 가운데 한 사람처럼 여겨야 한다. 그를 너 자신처럼 사

랑해야 한다. 너희도 이집트 땅에서 이방인이었다”(레위 19, 34).

   그렇습니다. 아브라함, 이사악, 야곱 모두 다른 종족 땅에서 더부살이하는 이주

민이었고, 그 후 요셉의 형제들이 가뭄과 기근으로 이집트로 이주해 감으로써 출

애급이라는 구원의 역사가 성취되질 않았습니까? 예수님께서도 태어나시자 마자

박해자의 칼을 피해 피란 길을 떠나 위험이 사라질 때까지 이집트 땅에 머물며 난

민으로 생활하셨습니다.

   또한 우리 선조들 역시 일제강점기 때 어떤 이들은 먹고 살기 위해, 어떤 이들

은 민족의 독립을 위해, 강제징용으로 아무 연고도 없는 만주로, 연해주로, 일본으

로 떠나야 했습니다. 그리고 현재 700만 명에 달하는 우리 해외 동포들이 다른 나

라 사람들의 선의로 이민 생활을 하고 있질 않습니까?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지난 1세계 이민의 날’(2018.1.14)을 맞

이 하여 담화문을 통해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우리의 문을 두드리는 모든 이방인은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게 해주는

기회입니다모든 시대의 환영 받는 이방인이건 거부되는 이방인이건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그들과 당신을 동일시하시고, 더 나은 미래를 찾아 고국을

떠나야만 하는 모든 이를 교회의 모성애에 맡기셨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온 세상의 모든 이민자와 난민의 희망과, 또 이들을 환

대하는 공동체들의 열망을 성모님의 전구에 맡겨 드리고, 우리가 주님의

지상 명령에 응답하여 다른 이들과 이방인을 우리 몸처럼 사랑할 수 있게

해 주실 것을 간청해야 하겠습니다.”

   지구상의 모든 사람은 99.9퍼센트의 동일한 유전자 암호를 가지고 있습

니다. 왜 그렇겠습니까? 하느님으로부터 창조되었기 때문이 아니겠습니까?

따라서 피부색에 대한 편견은, “한 인종이 다른 인종에 비해 타고나기를 열

등하다는 잘못된 시각에서 비롯된 것이고, 피부색의 차이는 단지 30억개

DNA 중에서 단 한 개가 달라서 차이가 나는 것뿐 입니다.

   그러므로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 때문에, 나의 잘못된 시각과 편견을

갖고 다문화 가족들을 차별하거나 이주 노동자들을 부당하게 대우를 한다

, 그런 행위는 하느님을 차별하고 부당하게 대하는 행위입니다.

   이스라엘에서 전개하고 있는 풀뿌리 평화 운동은 이스라엘 아이들과

팔레스타인 공동체의 아이들과의 만남을 주선해주고 있는데, 이 만남을 통

해 아이들에게 서로에게서 하느님의 형상을 찾아보라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이렇게 자신들 안에 하느님이 계시는 것처럼 상대편 아이들 속에도 하느님

께서 존재하신다는 것을 자각시켜 주고 있는 것입니다.

   이 얼마나 훌륭한 교육입니까? 그렇습니다. 인종과 종교, 이념이 다르다

하더라도 그들 모두 하느님께로부터 창조되었을 뿐만 아니라 그들 안에 하

느님께서 현존해 계신 만큼, 서로 존중해주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자연 속

에서도 하느님께서 현존해 계십니다. 따라서 모든 자연 역시 하느님께서

창조해 주신 나의 가족이고, 자녀입니다. 그러므로 어떤 피조물이든 파괴하

는 행위는 하느님을 해치는 행위입니다.

   오늘 복음을 보면, 예수님께서 공생활을 하시면서 처음으로 고향을 방

문하셔서 회당에서 설교하셨는데, 마을 사람들이 듣고서 감탄하면서 이렇

게 말하질 않았습니까?

   저 사람이 어디서 저 모든 것을 얻었을까? 저런 지혜를 어디서 받았을

? 그의 손에서 저런 기적들이 일어나다니! 저 사람은 목수로서 마리아의

아들이며, 야고보, 요세, 유다, 시몬과 형제간이 아닌가? 그의 누이들도 우

리와 함께 여기에 살고 있지 않는가?”

   이렇게 마을 사람들은 예수님의 지혜로운 말씀과 행하신 기적들에 대해

서 감탄하면서도 다른 한편, 예수님을 못마땅하게 여겼습니다. 그들은 왜,

이런 이중적인 반응을 보인 걸까요?

   그 당시 유다 사회는 철저히 가부장 중심이었습니다. 가부장 중심 사회

에서는 누군가를 소개할 때 아무개 아버지의 아들이라고 했지, 절대 어머

니의 이름으로 불리는 경우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마을 사람들이 예수님을

보고서 저 사람은 마리아의 아들이 아닌가?”라고 말한 것을 보면, 그들이

예수님을 어떻게 취급을 하였는지를 엿볼 수 있지 않겠습니까?

   마리아가 성령으로 예수님을 잉태하였을 때, 약혼자 요셉도 천사가 그

사실을 알려 주기 전까지는 의심하였는데, 마을 사람들이 그 사실을 어떻

게 선뜩 인정할 수가 있었겠습니까? 그래서 예수님을 마리아가 부정(不貞)

을 저질러서 낳은 아이, 아비가 누구인지도 모르는 사생아로 취급하고,

수님을 멸시하질 않았겠습니까?  

   나자렛은 갈릴래아 구릉지대 끝자락에 있는 가난한 시골 마을로서 주민

들은 400명도 채 안 되었습니다. 따라서 마을 사람들은 예수님의 성장 과

정 등 30여년 간의 예수님의 생활에 대해서 잘 알고 있질 않았습니까?

   아버지 요셉은 목수였고, 예수님도 아버지를 따라 목수 일을 하셨는데,

그런데 목공소를 차려 놓고 안정되게 일하신 것이 아니라, 일용직 근로자

처럼 일감을 찾아 이 마을 저 마을을 떠돌아 다니면서 목수 일을 하셨습니

. 요즘 말로 말하면 흙 수저 중에서도 흙 수저이셨습니다.

   이렇게 마을 사람들은 예수님의 출생, 직업, 가족 관계 등에 대한 편견

에 사로잡혀 예수님께서 행하신 지혜로운 말씀과 기적에 대해 감탄하면서

예수님의 정체성에 대해서는 의심을 했던 것이 아닙니까?

   그렇다면 나는 그리스도를 어떤 분으로 이해하고 믿고 있습니까? 예수

님의 정체성은 무엇입니까?

   따라서 우리 역시 예수님의 정체성에 대한 잘못된 시각, 편견과 선입견

을 갖고 예수님을 믿고 따르고 있지는 않은지 깊이 성찰해보고, 성경 말씀

을 읽고 묵상하면서 예수님의 정체성에 대해 보다 더 올바르게 깨달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또 다른 한편, 우리가 다른 사람을 대할 때, 그 사람의 정체성, 곧 인격

과 성품 보다 그 사람의 집안 배경과 재산 상태, 학력과 직업, 사회적 지위

등을 보고서 사람을 대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그러나 어떤 집에 사느냐가 아니라 그 집에 사는 사람이 가족과 어떻게

생활하고 있는가가 판단 기준이 되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어떤 차를 운전

하느냐가 아니라 그 차를 어떻게 운전하는지, 운전하는 사람의 태도를 볼

줄 알아야 하겠습니다. 어떤 직장에 다니느냐가 아니라 그 직장에서 동료

들과 어떻게 일하느냐를 보고서 사람의 됨됨이를 판단해야 하지 않겠습니

? 외모, 어떤 옷을 입고 있느냐가 아니라 그 옷을 입고 있는 사람의 정

체성, 인격과 성품을 파악하고자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또한 인간 관계에 있어서 내가 다른 사람보다 재산을 좀 더 갖고 있고,

학벌과 사회적 지위가 좀 더 높다고 해서 다른 사람에 대해 우월감을 갖고,

가난하고 낮은 계급의 사람들을 무시하거나 그들에게 갑질을 해서는 결코

안되겠습니다. (2018. 7.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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